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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을 넘어 진짜가 되다, 인공지능의 진화

한드림넷 2017. 2. 2. 16:22

2016년 3월, 세계의 관심이 대한민국에 집중됐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 대한민국의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 때문이었다. 이 대회는 ‘인간’과 ‘기계’의 세기의 대결로 이목을 끌었다. 5차례의 대국으로 진행된 승부에서 구글의 알파고가 1국, 2국, 3국 그리고 5국에서 승리하며 4국을 승리한 이세돌에 4:1로 최종 승리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승부는 대결의 성립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컴퓨터는 인간이 내린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로 여겨졌다. 그러나 알파고가 보여준 인공지능의 기능은 인간이 내린 명령을 단순히 수행하는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명령을 내리거나 판단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알파고 vs. 이세돌 대국 다시보기 /구글딥마인드 홈페이지


컴퓨터는 인간이 계산 속도와 데이터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위해 개발됐다. 인간은 개발자이며 컴퓨터가 계산하고 처리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판단의 주체였다. 인공지능 기술은 컴퓨터의 데이터 수집, 분석, 처리 능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수집, 분석, 처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인식하여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단계까지 성장한 것이다. 두뇌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학습' 기능을 기계가 습득한 것이다.


2016년 과학기술계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기록된 ‘인공지능의 개발’을 처음 고안해낸 사람은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인공지능뿐 아니라 현대 ‘컴퓨터’도 처음으로 설계했다는 사실이다. 앨런 튜링은 애니악(ENIAC)의 등장 전인 1936년 ‘튜링 머신(Turing Machine)’이라는 최초의 컴퓨터(계산하는 기계) 설계를 제시했다. 튜링 머신은 인간의 두뇌를 기계의 본보기로 설정하고, 사람처럼 계산하는 기계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튜링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1950년 인간의 사고방식을 모방하는 기계의 지능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미테이션 게임(Imitation Game)’ 혹은 ‘튜링 테스트(Turing Test)’라고도 불리는 이 인공지능 판별법의 논리는 간단하다. 서로 보이지 않는 세 개의 방이 있다. 두 개의 방에는 각각 한 사람씩 그리고 나머지 한 개의 방에는 컴퓨터가 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실험의 팀장이다. 팀장은 두 개에 방에 질문을 보낸 후 답변을 받는다. 답변을 확인 한 팀장이 어느 쪽이 사람이고 어느 쪽이 컴퓨터인지 파악하지 못하거나 혹은 구별에 실패할 경우 컴퓨터가 인간처럼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튜링의 아이디어는 실험 방법이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단계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1954년 42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2016년의 인간 대 인공지능의 대결은 훨씬 이전에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 발명가이자  인공지능의 개념을 제시한 수학자 앨런 튜링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컴퓨터가 인간을 모방하는 정도를 파악하던 60여년 전의 이미테이션 게임은 이제 인간과 컴퓨터가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수준을 넘어서 인간이 인공지능 기술에 기대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IBM 등 IT 대기업은 인공지능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딥러닝 기술을 앞세운 구글은 안과 전문의에 버금가는 당뇨성 망막 병증 판단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1년 TV 퀴즈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적 있는 IBM의 ‘왓슨(Watson)’은 전문의보다 높은 폐암 진단율을 기록하였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국내 병원에 도입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국내 IT기업 네이버는 지난해 말 번역 애플리케이션 ‘파파고’를 출시했는데, 기존의 통계 기반 번역이 아닌 인공신경망 번역 기술을 적용해 문장을 통째로 번역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인공신경망 번역 기술은 문장 전체의 맥락을 파악하고, 어순, 의미, 문맥별 의미 차이를 분석해 스스로 수정한 후 최종 결과를 내놓는다. 이렇게 변역된 문장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음성 번역을 이용한 ‘핫도그 세 개 주세요’의 결과가 ‘Please Hot god World’로 나와 웃음을 주었던 기존 번역의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대로 인공지능 기술에 우리 생활의 전반을 맡겨도 되는 것일까?


그러나 이대로 인공지능 기술에 생활 전반을 맡겨도 되는 것일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인간의 뇌와 비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똑똑해지는 인공지능의 악용 혹은 오용 가능성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최근 공개한 ‘2017 산업체가 주목해야 할 정보보호 10대기술’에는 ‘인공지능 기반 이상거래 탐지기술’이 선정됐다. 이는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이상금융거래 탐지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공격자들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보안 전략이 갖춰지기 이전에 인공지능이 공격에 적용된다면 이보다 걱정스러운 인공지능의 ‘나쁜 예’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공격 위협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테이션 게임을 넘어선 인공지능의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예의주시해야할 때이다.


참고자료

- '알파고'같은 인공지능을 처음 생각한 사람은 누굴까?,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743523&memberNo=3881747&vType=VERTICAL


- 거침없는 인공지능의 확산, 우리 생활 속 어디까지 왔나?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5974898&memberNo=15460786&vType=VERTICAL


- [2017 정보보안 키워드] “최신 IT 기술 이용하는 공격자”, 데이터넷

  http://www.data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803


- 구글 딥마인드 홈페이지

  https://deepmind.com/research/alphago/alphago-games-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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