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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혁명의 태풍의 눈, 블록체인

한드림넷 2017. 12. 21. 10:52

화폐 혁명의 태풍의 눈, 블록체인

  한 해를 마무리하며 문득 올해 초 빌었던 소망을 되새겨본다. ‘건강’을 첫째로 꼽았으나 아무래도 ‘돈’ 많이 벌게 해달라는 소망이 가장 간절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간절함을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듯하다. 연일 화제에 오르는 ‘비트코인’ 열풍을 보면 말이다.

  비트코인으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는 무용담이 쏟아져 나오면서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슈가 되긴 했으나 가상화폐의 대표주자 격인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처음 선보인 개념이다. 2010년에는 1비트코인 당 우리 돈 1,000원에도 미치지 않던 가치가 최근 1,000,000원을 훌쩍 넘었다. 그렇다 보니 투자 상품으로써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처음 선보였다.

  가상화폐의 가치가 짧은 기간 동안 급등할 수 있는 배경은 이들이 일반적인 금융 상품과는 달리 가치를 통제하는 기관이 없다는 점에 있다. 때문에 가격이 순식간에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눈 깜짝할 사이에 폭락하기도 한다. 비트코인 열풍 이후, 돈을 벌었다는 사람만큼 잃었다는 사람이 많이 나오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각 국가의 중앙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되는 화폐의 양을 관리 혹은 통제하며, 금리를 조정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가의 금융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 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화폐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해외여행을 갈 때나 해외 계좌로 송금을 할 때는 대한민국의 통화를 해당 국가의 통화로 바꾸는 ‘환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1,000원이 미국 달러 가치로는 1달러에 채 못 미치게 된다.

각국의 통화는 상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사용범위에 제한이 없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의 1비트코인은 한국에서도 똑같이 1비트코인이다. 때문에 어느 나라의 어느 곳에서 누구와 거래할 때도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중앙은행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존재할 필요가 없다. 가상 화폐 자체가 전 세계 범용이기 때문에 특정 지역 혹은 국가 등을 위해 혹은 통해 관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가상화폐는 중앙기관의 통제 없이 이용자들 간의 수평적인 네트워크 구조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 또한 중앙은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상화폐의 발행 또한 이용자의 몫이다.

  화폐의 발행과 관리의 주체가 없다면, 과연 투명한 거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사실 이 부분이 전자 화폐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에 이익을 위해 용될 수 있다면 이상적인 화폐 시스템이란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 대목에서 바로 ‘블록체인(block chain)’이 등장한다.

블록체인은 공공거래 장부라고 불린다.

  블록체인은 공공거래 장부라고도 불리는데, 블록체인이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로 일컬어지는 이유는 이렇다. 일반적인 금융 거래 시에는 개인과 금융 기관 사이에 장부가 존재하고, 그 장부의 관리와 보관은 금융 기관에서 맡는다. 때문에 기관은 개인에게는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동시에 타인에게서는 안전하게 보관해 왜곡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반면 블록체인은 모두에게 공개된 거래 장부다. 다시 한번, 별도의 관리 기관이 없기 때문에 장부의 작성 주체도 이용자 개인이다. 여기에서 조작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과반수가 인정한 거래 내역만 이 장부에 기재한다. 그리고 이 내역은 모든 이용자에게 공유된다.

  이 작업은 10분에 한 번씩 이루어지며, 10분마다 만들어지는 장부의 묶음을 ‘블록’이라 한다. 이들 블록을 연결한 전체 장부를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블록체인의 정식 명칭은 ‘blockchain security technology’인데, 장부를 해킹이나 조작에서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보안' 기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술이 없었다면 평등/자율/분산을 상징하는 가상 화폐는 등장할 수 없었을 지 모른다.

  뜻밖의 ‘투자 열풍’을 몰고 왔지만 가상화폐가 등장하게 된 것은 중앙 집권형 화폐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위한 '화폐 개혁'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활용된 블록체인과 같은 혁신 기술은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토마스 홉스는 자연 상태의 인간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벗어나기 위해 특정 집단이 권력을 지니는 것에 동의하는 사회 계약을 맺는다고 주장했다. 정보 사회의 우리는 블록체인과 같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기록’을 통해 분산된 권력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기술 혁명의 시대를 이루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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